[2012 대선] 안철수의 선공 - 금태섭의 기자회견 2012 대선

정준길 씨와 금태섭씨 / 출처 : 연합뉴스

정준길 새누리당 공보위원 사건을 정리하겠습니다. 시작은 안철수 측네거티브 담당 금태섭 변호사의 긴급 기자회견이었습니다. 금태섭 변호사의 주장을 간단히 요약해 보지요. "정준길 위원이 안철수가 출마하면 목동 30대 여자와의불륜과 산업은행 관계자에 준 주식 뇌물을 까발릴 테니 출마하지 말라고 종용했다" 입니다. 처음에 이러한 기자회견은 안철수 측의 신의 한 수로 불렸습니다. 왜냐하면 광주전남 경선에서 압승한 문재인에 대한 관심을 줄임과 동시에 하락 추세였던 지지율을 올리고 박근혜 대 안철수의 판도를 다시 짜서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했다고 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내 새누리당이 반격하며 역풍이 불기 시작합니다.


금태섭 씨와 정준길 씨 사이에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 / 출처 : 연합뉴스

안철수는 "불법 사찰"과 "협박" 프레임으로 싸움을 걸었지만 새누리당은 프레임을 바꿔치기하여, 금태섭과 정준길이 친구이고 금태섭은 친구 사이 대화를 정치에 이용하는 쓰레기 같은 사람으로 매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친구 사이"프레임이라고부를만 하지요. 조중동과 MBC "친구사이" 프레임을 띄워 주면서 정준길과 금태섭이 연락을 주고 받던 사이임을 보여주는 문자들이 공개되었습니다. 실제로 문자 내용을 보면 그리 친한 사이라고 할 수 없었지만 보수 언론이 그렇게 몰아갔지요. 이 때 기사 흐름을 보면 재미있는데, 정준길이 반박 기자회견에서는 금태섭 변호사를 "금태섭 변호사"라고 부르다가 이후 기사에서는 "태섭이가..."라고 부릅니다. 설상가상으로, 확인 되지 않은 의혹으로 새누리당이 협박했을 리 없다는 사람들의 심리에 따라 안철수의 의혹이 기정사실화 되어가면서 각 포탈마다 “안철수 여자”라는 검색어가 검색 상위에 놓이게 됩니다. 안철수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박근혜의지지율이 상승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안철수 측에서는 이 기자회견을 "금태섭 개인이 한것"이라고 선을 긋기 시작합니다.

   

사고 난 정준길 씨의 트라제 승용차 출처 : 한겨레

그러던 중 정준길의 통화 내용을 들었다는 택시기사가 등장합니다택시기사는 정준길의 통화 내용이 협박에더 가까웠다고 증언하지요정준길은 전화 통화할 당시 자신의 자동차를 타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택시기사를 거짓말쟁이로 몰아갔습니다하지만 택시기사 인터뷰 내용이 언론에 퍼지자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설득력이 있었고이후 정준길은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하고 생방송을 펑크냅니다그렇게 잠수 타던 중 블랙박스와 CCTV까지 입수가 되어 야당 측에서 분석을 시작했습니다결국 정준길은 “택시기사가 거짓말쟁이가 아니라면 자신이 택시를 타고 있었던 것 같고 착각한 것 같다”라고 거짓말을 한 것을 어렵게 어렵게 시인합니다.


택시기사 증언을 공개하는 민주통합당 송호창 의원 /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이미 정준길은 새누리당 공보위원 직을 사퇴한 후였고, 박근혜와 정준길의 연관성이 많이 희미해져 버린 후였습니다. 그래서 정준길의 거짓말 시인은 박근혜에게 그다지 타격을 주지 못했죠. 결과적으로 협박 폭로 기자회견으로 안철수가 박근혜에게 선빵을 날렸으나, 역풍으로 박근혜의 카운터를 허용하였고, 이후 박근혜의 추가타가 무효화되어 1:1 무승부가 되어 버린 겁니다.


정말 흥미진진하지요? 엎치락뒤치락하는 이 싸움.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정준길 새누리당 공보위원이 왜 이런 짓을 했을지 생각해 봅시다. 만일 안철수 의혹이 사실이라면 불출마 협박을 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안철수측에서 협박을 받았다고 발표할 수 없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안철수 원장은 협박 받았다고 기자회견을 하였고, 안철수 측이 바보가 아니고서야 안철수 의혹은 사실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그런데 안철수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불출마 협박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 정준길과 새누리당의 목적은 안철수의 불출마 종용에 있지 않고 다른 무엇에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과연 그것이 무엇이었을까요?


안철수 원장이힐링 캠프에 출연한 이후 안철수 원장에 대해 새누리당이 무수한 공격을 해댔죠. BW전환사채의 부도덕성이나군대 갈 때 거짓말한 것, 전세살이 안하고 집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 등등.. 하지만 어느 것도 유효타가 없었어요. 첫째는 소위 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었기 때문이고 둘째는 새누리당이 공격한 안철수 원장의 흠들이 근거없는허위였거나 무시할 정도로 작은 것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차에 새누리당에 "안철수와 30대 목동 여자 의혹""산업은행 뇌물 의혹"이 접수되었고, 이 의혹들의 사실 여부와는 관계없이 이 의혹들로 안철수 원장을 공격하기로 했다는 가정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의혹의 신빙성을 높이려면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증거가 있을 리 없었죠. 이 경우 신뢰성을 높이는 방법은 의혹 당사자가 의혹을 이야기하게 만드는 겁니다. 아까 언급한 것처럼 "새누리당이 협박할 정도면 정말 의혹이 있는 게 아닐까?" "아니땐 굴뚝에 연기나랴" 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공격이었던 거죠.


실제로 이런 공작은 성공적으로 먹힙니다. 아까 말했던 것처럼 여자 의혹에 시선이집중되기 시작했으며 네거티브 담당이며 안철수의 측근인 금태섭 변호사가 "친구 사이를 정치에 이용하는나쁜 놈"이 되면서 지지율이 하락하기 시작했거든요. 택시기사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대로 새누리당이 안철수에게 큰 타격을 안겼을 겁니다.


덧붙여 안철수 30대 목동 여자 의혹에 대해 알려드리자면.. 한겨레 기자의 특종인데요. 안철수가 서울대 융기원장이 되고 나서 기사딸린 차를 하나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전부터 타고 다니던 회사 차를 안철수연구소에 반납했죠. 그 차는 중고로 안철수연구소 직원에게 팔렸고 그 직원은 자신의 부인 명의로 차를 등록했습니다. 이 여자 분은 구로구에 살고 있고 40대였어요. 그런데 평소 무슨 일을 하는고 하니 목동에 있는 교회 성가대를 굉장히 열심히 해서 기타 가지고 그 차 몰고매일교회를 다닌 거에요. 그림 나오죠?


참고 : 안철수와 30대 목동녀 괴소문, 알고 보니 ‘허탈’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4968


덧글

  • 크로이 2012/10/28 14:22 #

    아 목동 30대 여자에 대한 이야기는 기사 보고 엄청 뿜었었음 -_-; 사실확인 하나 안 하고 터뜨리고 보자는 식으로 대선 거점거으려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었죠. 정준길이 지가 공 한번 세워보겠다고 나대다가 자폭한 사건.
  • 혼자놀기 2012/10/28 23:52 #

    네. 사실과 상관없이 이슈를 몰고 가는 건 새누리당의 강점이죠. 요즘 NLL 관련 문제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고요. 그런데 처음에는 저도 정준길이 자기 공 한 번 세워보겠다고 혼자 나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혼자 나섰다기 보다는 다른 누군가(윗사람?)가 같이 관여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됩니다. 그 근거로는 첫째, 그 정도 물의를 일으켰으면 적어도 이번 대선에서 여권이 다시는 역할을 주지 않아야 하는데 최근에 "깨끗한 선거추진본부장"이라는 직함을 다시 주려 했죠. 여론이 악화되니까 보직이 변경되긴 했지만 누군가가 뒤를 봐 주고 있다는 얘긴데 그 사람이 금태섭 변호사 건과 어떤 식으로든 관계가 있지 않을까 싶고요. 둘째, 이 사태에 대한 여권에 대한 대응이 지나치게 기민했다는 겁니다. 여하튼 추측이긴 하지만 정준길 단독 행동으로 보긴 좀 어려운 것 같아요.
  • 크로이 2012/10/29 00:19 #

    그럴 확률도 있습니다.

    ??? : 일단 너무 틈이 안 보이니 틈을 잡아야겠는데 누구 안철수 잘 아는 사람?

    정준길 : 제가 금태섭이하고 좀 압니다. 친한 척 해볼까요?

    ??? : 아, 그래? 뭔가 있는 것처럼 한번 떠봐.

    정준길 : 예~ 대충 건수 몇개 있어보이는 게 있으니 찔러볼게요.

    ~~~ 사건 후 ~~~

    ??? : 너 모가지. 일단 잠깐 잠수해라.

    정준길 : ㅠ.ㅠ 옙... 근데 정말 찌를 데 없네요.


    ... 이라는 것도 사실은 가능...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정준길 단독행동이고 그 외 밝혀진 게 없으니 사실 그것에 대해 깊게 이야기할 수는 없을 거 같습니다. 여차하면 ~~~ 카더라만 되버릴테니까요.
  • 혼자놀기 2012/10/29 12:08 #

    네. 맞는 말씀이십니다. 지나친 추측성 접근은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정준길 사건에 대해 새누리당이 연관 혹은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어 보임에도 불구하고 사과라든가 적절한 정리가 필요했을 텐데 조용히 선을 그어버리고 지나가 버린 것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싶은 점을 강조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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