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프라임 "킹메이커" 1부 네거티브 - 대통령 만드는 법(1) 리뷰

출처 : EBS

10월 29일부터 31일까지 3부작으로 EBS에서 방송되고 있는
다큐프라임 "킹메이커" 1부 에 대한 리뷰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역사상 가장 최고이자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전 2개를 보여줍니다.
이 포스팅에선 1988년 미국 대선에 대한 내용만 요약해 보겠습니다. 

(1) 1988년 미국 대선

1988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조지 부시는 민주당 듀카키스에게 17%나 지고 있었습니다.
듀카키스는 뉴잉글랜드의 경제를 부흥시켜 큰 지지를 받고 있었습니다.
공화당의 선거 컨설턴트 리 애트워터는 37세의 젊은 나이였지만 네거티브를 통해 
조지 부시를 대통령으로 만들었습니다. 당시 상황과 그의 전략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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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시 상황
레이건 행정부 말미에 이란-콘트라 스캔들이 터져, 당시 부통령이었던 조지 부시의 지지도는 형편 없었습니다. 
이란-콘트라 스캔들이란, 정부가 이란 테러리스트에게 무기를 판매하고 중앙 아메리카의 콘트라 반군과 
마약을 거래하는 위법을 저지른 사건입니다. 

애트워터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방법을 취했고, 미국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는 
애국심으로 포장하여 콘트라 스캔들을 성공적으로 방어합니다. 이후 파상 공세가 이어집니다. 

2) 듀카키스의 애국심에 대한 공격

--첫 번째 공격 - 듀카키스의 아내가 반국가적이다. 
듀카키스 아내가 1960년대 반전 시위에서 성조기를 태웠다며
공화당 한 의원이 어디선가 들은 얘기라면서 폭로합니다. 
그러면서 정보 출처 못 밝히지만 사진 있다고 주장합니다. 
듀카키스 아내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방어적인 해명을 했으나, 오히려 의혹을 키웠습니다. 
나중에 이 공화당 의원은 결국 사진이 없을 수도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건 프레임 이론으로 설명 가능합니다. 
당시 맥도날드 햄버거 패티에 지렁이가 들어있다는 헛소문이 돌았는데요.
지렁이가 들어있지 않다고 하니 매출이 더 떨어졌습니다. 
이에 맥도날드에서 실험해 본 효과적인 대응은 두 가지였습니다. 
* 고급 레스토랑에서도 지렁이 고기를 쓴다고 하기 
- 고급 음식이나 햄버거 같은 음식이나 다 지렁이 고기 쓰니까 가격이 싼 햄버거 먹으라는 메시지이겠지요. 
* 햄버거 고기에 대한 관심을 아예 돌리기 위해 밀크쉐이크와 감자튀김 강조하기
- 햄버거와 지렁이 고기와의 연관성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없애는 거지요. 

즉, 듀카키스 아내가 그랬던 거처럼
공격을 반복하면서 방어하는 것이 최악이라는 겁니다. 프레임을 활성화하게 되죠.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코끼리를 생각하게 된다는 함정이 있는 겁니다. 
최선은 논의를 이동시켜야 하는 거죠. 

--두 번째 공격 - 듀카키스는 국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한다. 
듀카키스는 학교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할 경우 형사처벌하는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적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기에도, 이 정도 행동은 범죄라고 보기 어렵고 이 법안은 위헌적 요소를 가지고 있지요. 
하지만 애트워터는 이 사안을 가지고 듀카키스의 애국심에 대해 의심을 표했으며, 
남부 가난한 농부들은 애드워터의 생각에 동조했습니다.

--세 번째 공격 - 듀카키스는 나라를 위한 군 정책에 반대한다. 
듀카키스가 상당수의 군 정책을 반대한다는 기만적인 TV 광고를 방송합니다. 
실제로는 듀카키스가 대부분 찬성하는 정책들이었죠. 

--네 번째 공격 - 여론조사를 빙자하여 듀카키스를 음해하다.
리 애트워터는 강제유도여론조사를 시행하며 듀카키스를 음해했습니다. 
강제유도여론조사라는 건 이런 겁니다. 
"이 주지사가 아동성추행범으로 밝혀지면 지지할 건가요?"
라는 질문을 여론조사라는 명목으로 일반인들에게 하는 겁니다.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이지만, 이런 내용의 여론조사 질문을 받은 사람들은
특정 후보자에게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겠죠. 

3) 듀카키스의 범죄 정책에 대한 공격
1987년 메사추세츠 주에서는 죄수가 주말 휴가를 갈 수 있게 해 주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살인죄로 복역 중이던 윌리 호튼은 휴가 기간 동안 백인 커플 납치해 여자를 성폭행했지요. 
애트워터는 이 사건을 외곽 단체 이용해서 공론화시킵니다. 

"듀카키스는 범죄자를 풀어주어, 미국을 더 위험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듀카키스는 주지사 시절 강력범죄율을 13퍼센트 감소시키고 살인범죄도 감소시킨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마치 범죄가 더 많이 일어나도록 만든 사람으로 둔갑돼 버렸죠. 
더군다나 죄수 주말 휴가 제도를 처음 시행한 사람은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이었습니다. 
당시 부통령이었던 조지 부시가 오히려 책임져야 했던 제도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듀카키스는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는 자신의 신념을 지켰고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자 대중은 네거티브 공격을 믿었습니다. 

그 결과, 
조지 부시는 투표율 50%에 과반을 약간 넘는 지지로 당선되고
리 애트워터는 공화당 전국 의장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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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성공적인 네거티브는 너무나 효과적이며, 
운동선수에게 있어 도핑처럼, 정치인에게 유혹적인 처방입니다.

하지만.

네거티브로 이긴 대통령 후보는 
네거티브로 인해 떨어진 투표율 때문에 자신이 가진 민주주의적 정당성에 상처를 입게 되고
선거 기간 동안 네거티브가 심해질수록 정책 논쟁이 실종되어 선거 후 진행하게 되는
정책들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생기지 못하여 나라가 표류하게 됩니다. 

공공을 위해서라면, 네거티브는 적을수록 좋은 것이죠. 

그런데 이 글을 읽다 보면 느끼셨을 겁니다. 

최근 새누리당이 제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공세. 
듀카키스의 아내에 대해 공화당 의원이 공격한 방식과 유사한 방식이지 않나요?

정문헌 의원은 
"비밀 회의록 있다 -> 비밀 대화록 없지만 정식 대화록에 있다 -> 대화록이 폐기되었다"
식으로 말을 계속 바꿉니다. 
그리고 NLL 문제에 대한 공방이 여야간에 지리하게 이어지는 중이죠. 
정석적인 pure 네거티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건 바람직하지 않죠. 

이번 대선을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게 도와주는 EBS "킹메이커".
3부가 오늘 밤 9시 50분에도 EBS에서 방송됩니다. 
많은 분들이 보아주시면 좋겠네요. 

1부 나머지 내용은 또 포스팅할 계획입니다. 

덧글

  • 같이놀자 2012/11/01 20:51 #

    바빠서 못챙겨봤는데 이렇게 요약해주니까 좋네요-
    두번째 공격에서 위헌성이 있는 대상이 법안이라는 의미 맞지요?ㅎ
    안철수와 문재인 후보 역시 단일화 앞두고 네거티브가 동원 안 될 수 없을 것 같은데
    그것도 지켜보기 재미있을 것 같네요. 그치만 정리해서 올려달라는거 아님.ㅇㅇ
    이제 벌써 11월이니까 +_+
  • 혼자놀기 2012/11/02 20:05 #

    네 맞습니다.
    10월 31일 다큐프라임 3부가 방송되기 전에 급하게 정리해서 올리느라 비문이 많아졌네요. ㅠㅠ
    최근 있었던 네거티브의 진수는 역시 NLL이죠. 미국 공화당 수법을 그대로 쓰고 있어서
    거의 교과서적이라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60일도 안 남은 대선... 과연 어떤 네거티브들이 설칠지 기대반 걱정반입니다.
  • Nine One 2012/11/02 08:16 #

    정말 오랫만에 손석희 교수님께서 TV에 얼굴 비추어 주시니 보기 좋습니다.

    "손석희의 100분토론"이 다시 보고 싶습니다. 아흑 ㅠㅠ
  • 혼자놀기 2012/11/02 20:06 #

    손석희 교수님 뿐만 아니라 참 좋은 많은 분들이 쫓겨나셨죠...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시길 바랄 뿐입니다.
  • 2012/11/02 11:04 #

    정리 감사합니다
  • 혼자놀기 2012/11/02 20:05 #

    감사합니다. 나머지 내용도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 無碍子 2012/11/02 15:08 #

    "이 주지사가 아동성추행범으로 밝혀지면 지지할 건가요?" 그걸 보면서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듣고 보는 "박후보가 집권하면 유신 지배 시절로 돌아간다" 혹은 "박후보가 집권하면 군사독재 시절로 돌아간다"라고 떠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생각납디다.
  • 혼자놀기 2012/11/02 20:02 #

    박근혜 후보를 음해하는 선동을 옹호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이 주지사가 아동성추행범으로 밝혀지면 지지할 건가요?"

    이 말은 강제유도여론조사를 언급하는 부분이라 경우가 다른 것 같습니다.
    강제유도여론조사는 "객관적"이라는 가면을 쓰고 유권자에게 다가가 놓고는
    유권자 모르게 거짓 정보를 흘려, 믿게 만드는 대단히 기만적인 공작입니다.

    "박후보가 집권하면 유신 지배 시절로 돌아간다"는 말을 야권이 한다고 해서
    믿을 사람은 많지 않지만
    여론조사를 이용해 "어떤 후보에게 여자 관련 의혹이 있는데 그럼에도 지지하십니까?"
    식으로 헛소문을 퍼뜨리면 믿는 사람이 많아지지요.

    이런 면에서 볼 때, 말씀하신 경우보다 강제유도여론조사가 훨씬 더
    기만적이고 지저분한 정치 공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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